1.
아주 잘 나가는 유튜버였다.
구독자수가 20만에 육박하는,
동기부여 유튜버였다.
그렇다고 진정성을 담아 책의 내용을 전하는
북튜버는 아닌 것 같았다
그의 영상은, 아니 멘트는 강렬했다
임팩트 있고 끌어가는 힘이 있는 편집,
목소리까지 좋았다.
그러나...
한 콘텐츠를 다 보기도 전에 역한 마음이 올라왔다
그의 콘텐츠는 무자비하게 약자를 후려치고 있었다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라는 말이 있는데
그렇기는커녕 그의 손엔 채찍이 들려있는 것 같았다
무자비하게 후달구는 느낌은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됐다
2.
'병신같이 굴지마라' 식의 멘트를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날릴 수 있을까?
그는 자신이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걸까?
어디 비밀특공대의 교관이라도 되는 건가?
세상에 타인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설령 부모라 해도 자식에게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된다.
그의 영상을 보노라니 이건 아닌데,
이래선 안되는데... 역해졌다.
'그는 나쁜 사람이구나'
'책을 많이 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잘못 읽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자극받았다며, 감사하다며 달린 수백 개의 댓글들을 보노라니
더욱 마음이 쓰렸다.
올곧은 정신없이, 마음 없이, 철학 없이 기능만이 앞설 때
그것은 자칫 흉기가 될 수 있다
더구나 유튜브의 세계 아닌가?
많은 구독자들이 단지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할 수도 있는.
혹세무민이라는 단어가 떠오르고
뭐라도 붙잡고 싶은 간절함에 처한 많은 젊은이들이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냥 넘길 수 없었다.
나는 중반쯤 갔을 때 구독취소를 누르고 댓글을 달았다.
3.
말과 글, 영상 모두 좋은데
당신 손엔 채찍이 들려 있는 것 같다고...
그리고 말끝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를 언급하는데 ,
그게 어떤 근거가 되냐고
또 '나는 이렇게 해서 부자가 됐다'라고 말하는데,
얼마나 부자인지, 정말 부자이긴 한지 그것도 궁금하다고...
그리고 나는 잠이 들었다
다섯 시간쯤 후, 다음날 아침에 깨어 확인해 보니
나의 댓글은 삭제돼 있었다.
그 짧은 시간에 감쪽같이, 어떤 코멘트도 없이 삭제돼 있었다.
이런 류의 사람들 꽤 있을 것이다.
특히 작금의 유튜브 세계에서는
그러나 그는 일찍이 접해보지 못했을 정도로 불편했다.
염오가 일고 혐오가 들었다.
4.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신'이다
마지막까지 훼손해서는 안 되는 것이 '정신'이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타인에 대한 존중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외수 선생은 어느 책에선가
'나뿐인 사람이 나쁜 사람'이라고 했다.
공감한다. 덧붙여 나는 더 나쁜 사람은
'타인의 약점을, 불행을 이용하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옥석을 가리고,
자신이 자기 삶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끊임없이 표류하는 오늘도
끝내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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